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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현대사] 19세기 말 장기불황(The Long De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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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TI 2024. 7. 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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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영국은 7년 전쟁(1756~1763), 프랑스 대혁명(1789)과 나폴레옹 시대, 7월 혁명(1830), 2월 혁명(1848) 등 대륙의 혼란에서 비껴나 있었고, 선제적으로 개척한 식민지 시장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다. 영국의 뒤를 이어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이 산업화에 뛰어들었고, 19세기 후반이 되면 비교적 후진국가였던 러시아도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19세기 말이 되자 세계 경제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2. 장기불황의 배경

 일반적으로 "19세기 말 불황"은 1873년에 시작되었다고 본다. 짧게는 1879년까지 6년에 걸쳤다고 보기도 하고, 길게는 1896년 즉, 약 20년 동안 대불황이 지속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짧은 쪽으로 간주하여도 소위 "대공황"의 43개월 불경기보다 훨씬 긴 기간이다. 불황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과잉 투자이다. 특히 미국에서 벌어진 철도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심각했다. 남북전쟁(1861~1865) 이후 짧은 불황을 겪은 뒤 미국에서는 투자 붐이 일어났다. 주요 투자자는 미국 바깥 지역, 특히 유럽이었다. 서부 개척과 대륙 횡단 철도 건설 붐을 타고 미국 서부 공유지에 철도를 부설하는 사업에 투자가 집중되었다. 투기 자본이 엄청나게 몰렸고, 거품에 대한 공포도 커졌다. 1873년 7월 비엔나 증시 폭락 이후 미국의 철도회사, 대형은행이 파산했다. 뉴욕에서는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둘째, 은화 발행 및 통용 금지 조치이다. 경제 위기가 닥치자 유럽, 북미 국가들은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은화 유통을 금지하였다. 이는 통화 공급을 위축시켜 디플레 압력을 가중시켰다. 미국 서부 지역은 은 관련 산업(광산, 주조, 은화 유통 등)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반발이 심했고 타격도 컸다. 

 셋째, 보호무역주의이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거나 수입에 제한을 거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이로 인해 상품과 자본의 유통이 위축되었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게 되었다. 

 

3. 경과

 경제적인 면에서 대규모 실업이 일어났다. 노동자 계급의 불안감이 심해지면서 파업이 성행하고, 노동조합이 성장하였다. 1870년대부터 1890년대까지 물가 전반은 상승률이 둔화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철강 생산은 예외적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나 가격이 절반 가량 떨어졌고, 곡물, 면화 가격 또한 크게 하락하였다. 밀과 솜을 팔아 생활용품을 구입해야 하는 농업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농촌의 주택과 토지, 생산시설에 대한 압류가 이뤄졌고 농촌 인구가 감소하였다. 

 

4. 결과

 형편이 어려워진 사람들은 정부의 개입과 경제 개혁을 요구하였다. 또한 사회주의가 민중에 크게 확산되었다. 

 불황으로 인한 타격은 국가마다 상이했으나 영국과 미국이 특히 큰 영향을 받았다. 영국, 미국은 1차대전 이전까지도 불황 이전의 산업성장을 회복하지 못했다. 독일은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하였고, 프랑스는 다소 상회하는 수준을 보였다. 특이하게 이탈리아가 크게 상회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19세기 말의 장기불황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920년대 "대공황"의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침체라기 보다는 낮은 수준의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이 오랜 기간 이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필살기 한 방을 크리티컬로 얻어맞은 것과 각종 디버프에 중독 상태 그리고 평타를 계속 얻어맞는 것의 차이로 비유할 수 있다.) 

 서구 열강들은 원료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식민지를 개척하고 강력한 수준의 지배력 행사를 시도했는데, 이것이 "제국주의"로 이어졌다. 

 기업들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강철 생산 효율이 높아졌고, 전기를 활용한 각종 발명이 이뤄졌다. 특히 미국, 독일 등 1차산업혁명의 후발 주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일으켰는데, 이를 "2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 

 

<세 줄 요약>

1. 19세기 말에도 거품과 장기 불황이 있었다.

2. "대공황"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다.

3. 경제 면에서 2차 산업혁명, 정치 면에서 제국주의를 야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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